책에 대해 끼적거림

소년이 온다 - 한강

블루스타킹♪2017. 9. 20. 10:23

 

 

우선 나는 80년 5월 광주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음을 고백해야겠다. 교과서의 몇줄, 영화 몇편, 고작 그것을 보고 그래 그날의 광주는 이런것이었다라고 감히 짐작했었다. 아니다. 그것은 아는 것이 아니다. 안다면 우리는 광주에 이렇게 무심할 수 없다.

 

소설에 나온 소년 동호가 어려서만이 그날의 비극이 더욱 극대화 되는 것이 아니다. 세계인들은 그런 군상의 표본인 나치들에게 손가락질하지만 그런 환경에 닥쳤을때 악마가 되는것은 여러 선택중 하나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아주 쉬운 선택지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을 소극적으로 악을 따르게 된다. 개중에는 적극, 주도적으로 악을 발휘하는 종자들이 있다. 그들에 의해 많은 목숨이 이유없이 유린된다.

 

80년 5월 광주희생자는 남녀노소가 없었다. 희생자들은 일제시절, 6.25때보다 더욱 잔인한 도륙이 있었다 한다. 버스를 세워서 총질하고, 길가는 교복입은 여학생의 교복을, 가슴을 총검으로 찢었다 한다. 외진 시골마을 사람들을 모아놓고 총질을 해댔다. 총을 들고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노조에 가입했었다는 이유로 남산으로 끌고가 상상을 초월하는 고문등을 당했다. 초주검이 된 사람을 태우고 병원으로 향하는 택시를 붙잡고 운전사를 쏴죽였다고 한다. 총에 맞아 살려달라고 신음하는 사람들을 끌어내려 달려가면 또 총을 쏴댔다. 임산부의 아기까지 끄집어냈다는 말도 있다.

 

아직 주범이 제대로 처벌도 안받았다. 이제 슬픈 역사를 뒤로 하고 앞으로 나아가자 이런 소리 좀 하지 말자. 그것은 치유가 아니다. 구묘역에서 신묘역으로 시신을 옮길때 시신들을 꺼내보았더니 그 처참함을 그대로 갖고 있더란다. 피뭍은 태극기, 비닐에 둘둘 싸이고, 으깨진 유골들이 나왔다. 이제그만 잊자고하는 놈들을 조심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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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끼적거림이 누군가에겐 피안의 세계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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