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을 끼적거림

걷자, 괜찮아질 때까지.

블루스타킹♪2020. 9. 8. 22:11

극심한 엉덩이 통증이 많이 좋아졌다.

아픈 내력을 이야기하자면 이 글은 또 病자의 일기가 되어버린다.

요즘 주변에 아픈 이야기를 하도 많이 해서 자꾸 제일 아팠던 때의 느낌과 기분을 상기하게 되는데

그러고나면 상당히 우울해진다.

정말 다시는 겪기 싫다.

비슷한 통증을 겪었던 친구가 있었다.

우스갯소리로 애낳는게 나을꺼 같다고 애기엄마인 그녀에게 말했더니

애낳는게 나을지도 몰라요라는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다. ㅠㅠ

 

 

병원에서 치료는 치료대로 받으면서 최대한 걸었다.

그래봤자 출퇴근 전후 시간을 잠깐 낼 뿐이지만.

퇴근후는 상대적으로 더 여유롭다.

올 여름 비도 매우 많이 오래 오고 습도가 높아 걷기가 너무 힘이 들었다.

안그래도 통증때문에 땀이 비오듯했는데 더위와 습기, 그 와중에 마스크 착용... 

하.. 때를 아주 잘 골라 아팠지.

 

 

그런 날씨에 비하면 오늘은 정말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정도로 쾌청했다.

걸으면서 나는 땀을 바람이 슥 식혀주는데 아.. 행복하다....

이렇게 걸으면 두시간도 걸을 수 있어!

발걸음이 점점 가볍고 빨라진다.

 

 

해도 점점 짧아지는게 느껴진다.

걸을때 좋은점은 자연의 변화를 보고 듣고 냄새 맡을 수 있다는 거다.

한동안 많은 비로 물에 잠겨있던 양재천은 녹음이 많이 우거졌다.

그 많던 새들은 어딘가에 잘 있을까.

 

 

8자는 족히 되어보이는 잉어들은 아주 잘 있다. 

얘네는 천적이 없어서 그런지 갈수록 빵이 더 커지는 느낌이다.

물비린내를 맡으면 민물낚시를 하고 싶어진다.

 

 

걷기 좋은 최적의 복장.

원래도 편한 캐쥬얼한 옷을 입고 다녔지만

특히 요즘은 운동하기 편한 복장에 무조건 운동화만 신고 다닌다. 언제 어디서 걸을지 모르므로.

직장에서 집까지 걸어가면 50분.

이렇게 걸어가면 버스비를 아끼고

공원에 나가서 걷고 돌아오는 시간을 아낄 수 있다.

저녁을 굶고 걸어 배가 좀 고프다.

바람을 맞으며 한참 걷다보면 기분이 좋아지고 오늘도 미루지 않고 해냈다는 기분이 든다.

100m를 노인처럼 살금살금 걸으면서도 여러번 멈춰서 쉬어야 했던 날들에 비하면 지금은 거의 정상에 가까워졌다.

그래도 아직은 갈길이 멀다.

그동안 못걸어 빠진 근육, 늘어난 체지방을 되돌려 놓으려면 숨쉬듯 운동해야 한다.

조바심내지 않으려고 후~ 호흡하기.

 

건강은 매일 저축하듯이 돌보지 않으면

마치 사채업자가 빚받으러 온듯이

병으로 일상을 포악하게 할퀴어 놓는다.

 

올 초에 공황이 왔을때 무언가 약간의 관심은 빼앗으면서도 중독은 되지 않을 그런

소소한 농사 게임 레알팜을 시작했었다.

역시나 지금은 전투적으로 하고 있....

남치니가 그러길,

게임캐릭터를 염전노예처럼 부린다 했다.

주인님 잘 때 빼곤 계속 일해야지 아무렴.

그치만 못쉬는건 결국 노예처럼 게임하는 나다.

두레이벤트만 끝나면 좀 쉴꺼야.... 라면서 1위를 못놓는 나다.

걸으면서도 짬짬이 씨뿌리고 수확한다.

 

 

집에 도착해서는 저녁으로 수분과 당을 동시에 충족시켜줄 수 있는 거봉 포도를 먹었다.

올 여름은 비때문에 과일값이 비싸져 

나의 사랑 여름 과일들을 양껏 맘껏 먹지 못했다.

그래도 포도는 끝물까지 챙겨먹으려고 한다.

어릴 때는 포도 산지 근처에 살아서

부모님이 항상 떨어지기 무섭게 포도를 박스채 사 놓으셨다.

너무 질리게 먹어서 그런지 내돈 주곤 안 사먹었었는데

이제는 옛날에 먹었던 음식들이 다시 좋아진다.

 

이런거 먹고 예전에 건강했던 몸으로 돌아가고 싶다.

누가 그런거 개발 좀 안해주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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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을 끼적거림

사티수행과 나

블루스타킹♪2019. 1. 9. 17:27

 

 

 

 

 

새해를 김해 사띠아라마 불교 사원에서 수행하며 맞았다. 매일 두시간씩 네 번씩 빠듯한 수행이 이어졌다. 걷는 행념, 앉아서 하는 좌념, 일상생활에서 하는 생활념을 배웠다. 스님이 하라는대로 따라하면서도 겨우 이런 것을 배우러 돈과 시간을 써가며 왔단 말이야? 생각이 들었다. 수행은 너무나 간단했다. 먼저 알아차림하고 행동을 하는 것. 그러니 걸음은 더딜 수밖에 없고 밥먹는 시간은 평소에 두 세배가 걸렸다.

일어남 사라짐, 들어 앞으로 놓음, 들어올리려고함, 들어, 앞으로감, 앞으로, 높으려함, 놓음, 누름.. 주문같은 단어들은 외며 같은 행동을 반복하다보니 불현듯 아 인생이 이런 것이구나 깨달음을 얻었다.

불행도 행복도 내 인생 전체에서 보면 찰나에 일어나고 흩어지는 것이었다. 행복도 오래 누릴 것처럼 집착하고 불행한 사건은 평생갈 것처럼 마음에 오래 담아두는 것이 모든 번뇌의 원인이었던 것이다.

나는 이런 집착하는 마음들을 들어올려 발을 내려놓으면서 같이 바닥에 내려놓고는 꾹 눌렀다. 반 발짝씩 앞으로 갈수록 인생을 더욱 자유롭게 당당하게 평화롭게 살 수 있을 것 같은 용기가 생겼다. 방금 틀렸던 동작에 마음두지 않고 천천히 이렇게 앞으로 전진해가면 된다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그러면서 진심으로 행복해졌고 나를 불행하게 했던 사람들의 행복까지도 진심으로 빌어주고 드디어 내 마음은 평화를 찾을 수 있었다.

 

 

 

<여덟단어>에 이런 구절들이 나온다.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무것 인게 인생이더라. 살다 보면 왜 그 순간이 기억나는지 모르겠는데 기억나는 순간들이 있고, 중요했다고 생각하는 순간은 별로 중요치 않게 되는 경우가 많이 있어요중략

 

내가 어떤 순간에 의미를 부여하면 나의 삶은 의미 있는 순간의 합이 되는 것이고 내가 순간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 나의 삶은 의미 없는 순간의 합이 되는 것이에요.

 

 

 

좌념하는 중에는 잊고 있던 과거의 수 많은 생각들이 고요한 정신을 방해하며 들어온다. 그런 순간들이 왜 기억나는지도 모르고 또 생각나기 때문에 의미있는 것인가 생각도 든다. 그러나 부처가 수행했던 것처럼 기억에 집착하지 않고 나의 기준점에 집중하니 파도처럼 일던 생각들도 점차 고요해지며 명상에 몰입 할 수 있었다.

그리고 행복감이 마음 깊이 차올랐다. 의미 없는 것들에서 해방되어 비로소 나에게 집중할 수 있게 된 것이었다.

 

수행이 끝나던 마지막날 11일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았다. 같이 수행을 끝까지 마친 법우님들의 설레이는 표정들. 기대감. 행복한 얼굴들은 태어나 처음 본 11일의 태양보다 훨씬 더 따뜻하고 감동적이었다. 그 풍경의 색, 차가운 공기, 마른 잔디 냄새, 우리를 위해 정성껏 끓여주신 어묵국과 라면의 맛, 강아지들이 누군가 벗은 장갑을 물고 뛰던 소리들은 아마 오래도록 의미있게 가슴에 남아 있을 것 같다.

 

 

 

 

호학심사. 즐거이 배우고 깊이 생각하라. 이 말에서 더욱 깊이 새겨야 할 것은 심사입니다. 너무 많이 보려하지 말고, 본것들을 소화하려고 노력했으면 합니다. 피천득 선생이 딸에게 이른 말처럼 천천히 먹고, 천천히 걷고, 천천히 말하는 삶.

어느 책에서 참된 지혜는 모든 것을 다 해 보는 데서 오는 게 아니라 개별적인 것들의 본질을 이해하려고 끝까지 탐구하면서 생겨나는 것이다라는 문장을 읽었습니다.

이게 지금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이렇게 되면 길거리의 풀 한 포기에서 우주를 발견하고 아무 생각없이 먹는 간장게장에서 새로운 세상을 얻을 수 있습니다. 깊이 들여다 본 순간들이 모여 찬란한 삶을 만들어낼 것입니다.

 

 

참된 행복은 자신을 깊이 들여다볼 때 만날 수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이런 경구들이 문자에서 내 삶에 제대로 깊이 관념으로 박히기까지 참 멀리 돌아왔다 싶다. 또 이제라도 깨달아 참 다행이다 싶기도 하다. 앞으로 내 인생은 이런 깨달음 있는 사람들과 함께 찬란히 빛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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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을 끼적거림

중고팔아 extra수익 얻기

블루스타킹♪2018. 12. 28. 10:19


제가 이번에 이사를 가면서 미루고미루던 집정리를 구석구석까지 하게되었어요.
이미 정리의 힘은 유수진언니가 여러번 이야기 하셨으니 제가 더 덧붙일 필요없겠지요 :)


나름 평소에 정리하고 산다고 살았는데 문제는!
버리기는 아깝고 가지고 있어도 안쓰는 그런 애매한 아이템들이 문제였어요.



그러다 그래 되든 안되든 일단 중고나라에 올려보자! 안팔리면 버리지 뭐.



이렇게 해서 몇년만에 중고나라 카페를 들어갔는데
오랜만에 들어가서 그런지 뭐가 뭔지 어떻게 사고 팔았는지 전혀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불꽃서치를 해보니 언제부턴가 네이버페이라는 훌륭한 시스템으로 물건을 간편하게, 그리고 안전하게 사고팔게끔 해뒀더라고요!

물건 살때만 네이버 페이 신나게 이용했는데 이제 중고품 팔때도 이용가능한 것이었어요.


이용방법에 제가 참고한 블로그는 여기 입니다.

http://cutycom.blog.me/221105651162



아주 상세하게 써주셔서 그대로 따라하니 정말 적은 수수료만 내고 안전하게 물건을 팔고 현금입금 받을 수 있었어요.

이것과 함께 알라딘에 중고책을 팔아
20만원 상당의 사티아라마 수행캠프 비용을  only 가진 아이템만 팔아서 충당할 수 있었지요.
집도 더 넓고 가벼워졌고요.
팔고나서 든 생각은 왜 진작 이걸 해볼 생각을 안했지! 였습니다.
그리고 물건을 살때 좀 더 신중해야겠다는 교훈도 얻었고요!



미루고 미루던 정리.
지금하면 딱 하기 좋을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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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상담실장 이야기

병원 상담실장 글을 모두 지웠다.

블루스타킹♪2018. 1. 16. 12:22


병원 상담실장에 관해 쓰던 글을 모조리 지웠다. 마음 한편에 계속 내리누르던 양심이 결국 발동되어 내 손가락으로 하여금 삭제 버튼을 누르게 만들었다. 나는 누구를 위해 이 글을 쓰려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병원 상담실장이 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안내서가 될만한 글을 쓰고 싶다. 그러나 지금까지 내가 쓴 글은 원장님들이 기대하는 실장에 대한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으므로 미련 없이 글들을 지운다.

병원 매출이 오르면 분명 제일 큰 이득을 보는 것은 오너인 원장님이다. 그렇다면 실장들이 병원이 잘되기 위해 일하는 것이 원장님을 위한 봉사라고 말할 수 있을까? 전혀 아니다. 실장님들이 병원에서 기량을 다 발휘해 일하는 것은 병원 밖의 생활 때문이다. 모든 직업군이 다 마찬가지일 것이다. 1% 정도의 극소수만이 일이 너무 좋아서 일 하는 것 자체를 즐기면서 할 수 있을 테지만, 그 이외 대부분에 속하는 우리들은 퇴근 후의 생활을 위해 10시간 남짓 일터에서 시간을 보낸다.
이미 실장으로 근무하는 우리들은 그 시간들을 인내의 시간이 아닌, 좀 더 재밌고 보람차게 보내기 위해서 일을 잘 하기를 원한다. 그래서 공부를 하고 자료조사를 하고 역량을 업그레이드시킨다.

병원실장 일에 대한 소명을 나의 삶의 기준이 아닌 오너의 기준에 맞추면 소모품처럼 쓰일 수밖에 없다.


처음 병원실장이 되려는 사람들은 꼭 유념해야 할 것이 있다. 왜 내가 병원실장이 되고 싶은지, 꼭 되어야만 하는지 목적이 정확해야 한다.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 환자들에게 봉사하기 위해서, 여자 직업으로 괜찮아 보여서, 자신이 영업을 잘해서,
이런 이유들은 일하는 보람이나 동기는 될 수 있을지언정 절대 목적이 될 수 없다.
처음부터 잘못된 목적을 잡고 일한다면 번아웃증후군(Burnout syndrom: 의욕적으로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신체적, 정신적 피로감을 호소하며 무기력해지는 현상)에 걸리는 것은 시간문제.

퇴근 후의 행복한 내 삶이 목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차적으로는 비교적 이 일에 적성이 맞는 사람이 병원 상담실장을 선택하는 것이 자신의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해 더욱 좋은 선택 이리라 본다.


내가 쓴 글로 인해 막연했던 부분이 해소되길, 이 길 위에 있는 모든 분들의 삶이 조금이라도 더 행복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한 자 한 자 다시 한번 시작해봐야겠다.

물론 이 작업은 나의 행복을 위한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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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을 끼적거림

티스토리 2017 결산

블루스타킹♪2018. 1. 16. 09:32

 

 

티스토리에 2017 결산 페이지가 생겼다.

블로그 통계쯤 되려나.. 생각하며 클릭해보았다.

 

 

 

오.. 내가 어떤 주제에 관심이 있고 많이 언급했는가를 예쁘게 만들어보여준다.

가운데에 사람, 만년필 단어가 들어가 있는게 참 마음에 든다.

이걸보고 페이스북의 어떤 기능이 떠올랐는데 이름이 잘 생각이 안난다..

 

내년, 아니 올해에는 좋은 글을 많이 쓰자.

책읽는 시간을 좀 줄여서라도 아웃풋에 조금 더 신경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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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끼적거림이 누군가에겐 피안의 세계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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