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세끼 끼적거림

망친 빵을 씹으며. 무심무심.

블루스타킹♪2020. 10. 21. 11:23


어제부텀 계속 부아가 나 있다.
대단스런 일은 없고
미주알고주알 늘어놓기도 그런 사소한 것에
차곡차곡 짜증이 쌓이더니 이지경이다.

가까운 사람들이 툭 던지는 무심함엔 기분이 상한다.

 


이를테면

나 불편해. 기분이 좋지 않아.
라는 말을 무시당하는 무심함.

별로 말하고 싶지 않은 개인 근황에 대해

상대가 물어 어쩔 수 없이
가볍게 이야기하면
선을 넘는 충고로 돌아오는 무심.

無心
생각하는 마음이 없음.
없는 마음을 거기 있을 거라 기대하며 마음이 상함.



며칠째 잠을 잘 못 잤다.
유튜브, 영상편집, 사진 촬영을 공부해야 하는데
일견 지식이 1도 없는 분야라
뭐를 보고 공부해야 하는지 아는 데만도 시간이 엄청 오래 걸린다.

눈앞에 놓인 과제라는 것이

계획 세우기도 난감하고
공부도 오래 걸리고
어렵게 느껴지는 분야라
여간 스트레스받는 것이 아니다.


그리하여 멈추지 못하는

나의 병은 도지고, 도져서
밤늦은 시간까지 토끼눈이 되어
고민하다, 공부하다 잠이 든다.

몸과 마음에 여유가

가을바람맞은 낙엽처럼

우수수

빠져나가는 것 같다.
스트레스를 받으니
단 것만 당긴다.


오늘 아침에 먹을
식빵과 크로와상 냉동생지를
어젯밤 해동 및 발효시켜야 했는데
짜증에 치여 냉장 발효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었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식탁 위에 둔 반죽이

술빵처럼 부풀어 있었고
혹시나 해서 구워봤더니 역시나

푹 삭힌 이스트 냄새가 폴폴 나는
식빵인지 크로와상인지
난 모르겠고 그냥 밀가루를 구워 익힌
ㅂ방같은 존재가 되었는데.

나도 너에게 굉장히 무심했구나 싶어
커피와 함께 씹어 삼키면서
베어 먹어 비어진 빵의 자리를 본다.
무심함을 먹는다.
무심함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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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끼적거림이 누군가에겐 피안의 세계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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